五感의 方向2008.01.15 12:08
  보드 게임을 시작한 지도 만으로 4년이 되었습니다. 과 사람들의 꼬드김에 넘어가서[?] 젠가, 할리갈리 같은 라이트한 게임이 아니라 플레이시간이 1~2 시간이 넘어가는 본격적인 게임들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보드 게임의 매력에 흠취해버렸고, 지금은 예전처럼 자주 못하지만 월 3~4회 정도 꾸준히 게임을 즐기고 있습니다.
  새해도 됐고 지인들도 한번씩 되돌아보길래, 회사에서 일하기 싫어서 저도 한 번 해볼까해서 지금까지 즐겼던 게임들 중 가장 인상깊고 재미있게 즐겼던 게임 5개를 선정해 보았습니다. 솔직히 해본 게임이 50여개정도밖에 안될 뿐더러, 과방에 있거나 동아리 사람들이 들고 온 게임들이 전부라 뽑기도 참 애매하지만;; 그래도 제가 좋아하는 게임들을 공유해보고 싶어서 포스팅해봅니다.


5. 달무티(The Great Dalmuti, 1995)
http://www.boardgamegeek.com/game/929

 
파티용 게임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게임입니다. 5~8인용이지만, 4명이나 9명이서 즐겨도 재미가 크게 떨어지지 않습니다. 파티용 게임의 전형이라 할 수 있는, 룰이 간단해서 배우기 쉽고 플레이 시간이 짧아 여러판 즐기기 좋은 게임이죠.
이 게임에서 가장 인상적인 특징은, "세상을 공평하지 않다." 입니다. 5명이서 플레이를 하게 된다면, 5등인 사람이 1등에게 자신의 가장 좋은 카드 2장을, 4등인 사람은 2등에게 가장 좋은 카드 1장을 바쳐야(교환해야) 한다는 룰이 있기 때문입니다. 전판의 승리자가 이득을 보는 시스템이죠. 부익부 빈익빈이라고 할까요 ^^; 그렇다고 항상 1등했던 사람이 1등하는 것도 아니고, 골찌를 했다고 해서 계속 꼴지인 경우도 없습니다. 결국 카드는 랜덤으로 배분되니까요 ㅎㅎ(꼴찌라고 하지만 좋은 카드가 왕창 들어올 수 있습니다!)
  처음에 카드를 어떻게 받느냐가 큰 승리요인이지만, 카드운이 나쁘더라도 전략을 잘 세우면 극복 가능한 게임입니다. 한판한판이 짧은데다가 전판의 순위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바로 1등으로 올라가지 않더라도 2등, 3등으로 올라가 역전의 발판을 만들면 되죠. =)
  1995년 미국 멘사 협회에서 교육적인 게임이라고 인증까지 해줬다고는 하는데, 그런 것이 없더라도 충분히 재미있는 게임입니다. 가격도 저렴하니(옥션에서 12000원이더군요) 하나쯤 구입해두고, MT나 워크샵 같은 곳에 갈 때 들고 가 왁자지껄 웃으며 즐기기 참 좋습니다 ^^


4. 먼치킨(Munchkin, 2001)
http://www.boardgamegeek.com/game/1927

  보드게임으로 매주 밤을 새던 때에, 해가 떠올 무렵쯤 시작했던 게임입니다. 가볍게(?) 즐기기 좋을 뿐더러 무엇보다 미친 듯이 웃을 수 있는 게임이라 마무리 게임으로 그만이었죠.
  이 게임은 RPG와 D&D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미친 듯이 웃을 수 있는 게임입니다. 스티브 잭슨 아저씨 특유의 센스를 느낄 수 있죠. 수많은 패러디와 재치가 카드 한장 한장마다 묻어난다고 할까요.
  몇가지만 이야기 하자면, 플레이어들은 모두 같은 파티인데, 한 플레이어가 몬스터랑 전투를 벌일 떄 다른 플레이어가 도와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손이 미끄러져서 몬스터가 아니라 플레이어를 공격할수도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실수로 말이죠 -_-;
또 센스가 넘치는 무기 하나를 소개하자면, two-handed sword가 있습니다. 보통 two-handed sword라고 하면 양손무기를 생각하지만, 여기에서는 손이 두 개 달린 검을 말합니다;; two-handed sword를 들면 무기를 두개 더 달 수 있죠 -_-;;
  마지막으로, 게임을 하다보면 룰이 애매한 경우가 많은데, 메뉴얼에 당당히 "룰이 애매한 경우 무조건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 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대단하지 않습니까? -_-(그래도 양심상 구글링 해보면 FAQ를 몇 가지 볼 수 있긴 합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사람이 많아질 수록 견제가 심해져서 플레이 시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전에 8명이서 해봤는데 3시간정도 걸리다가 결국 쥐쥐를 때렸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3~4명정도라면 1~2시간 정도 배를 붙잡고 뒹굴 수 있습니다. :)


3. 블루문(Blue Moon, 2004)
http://www.boardgamegeek.com/game/9446
  이번에도 카드 게임입니다. 달무티와 먼치킨은 여러명이서 플레이하는 것에 비해, 블루문은 2인용 게임이라는 게 좀 다르죠. 개인적으로 해본 2인용 게임 중 가장 재미있게 플레이한 게임입니다. Lord of the Ring : Confrontation도 잼있지만 이게 더 취향에 맞더군요. 그러고보니 둘 다 크니지아 아저씨 게임이군요?
  개인적으로 이 게임의 매력은, 각각 특색있는 덱들에서 나오는 다양한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확장팩을 포함하면 전부 9개의 덱이 있는데, 비슷한 성질의 덱이 하나도 없습니다. 각각 자신만의 색깔이 있고 그 것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선택해야 합니다. 또 각각의 덱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상대 덱의 약점을 찌를 수 있는 카드를 잘 사용해야 승리할 수 있습니다.
  게임 플레이 방식이 Magic : the Gathering 이랑 비슷한 데, 이런 게임들의 특징인 자신만의 덱 만들기도 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입니다. 각 덱마다 강한 카드나 그저 그런 카드들이 섞여 있는데, 그저 그런 카드라 할지라도 다른 덱의 카드와 혼합해서 사용하면 강력한 공격을 펼칠 수 있죠. 그렇다고 강한 카드들로만 덱을 만들 순 없습니다. 각 카드마다 문(Moon)이 표시되어 있는데(0~4개) 이는 카드의 강력함을 나타냅니다. 덱을 조합할 때에는 이 문 수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먼치킨(?)스러운 덱이 나오는 것을 방지해 줍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덱을 전부 모으려면 돈이 꽤 든다는 점입니다. 기본 게임이(그림에 있는) 2개의 덱이 있어 3만원이고, 하나의 추가 덱이 15000 원이라는 점이죠. 15,000 * 9 = 135,000 이라는 가격이 압박이긴 합니다. 거기에 추가 부스터 팩이 15000 원이니 최대로 쓰면 15만원!! 하지만 모든 덱을 동시에 전부 살 필요도 없고 혼자서 다 사지 않고 여러명이서 분산 투자를 하면, 저렴한 가격에 오랫동안 즐길 수 있습니다.


2. 임페리얼(Imperial, 2006)
http://www.boardgamegeek.com/game/24181

  임페리얼은 작년 11월 쯤에 처음 플레이를 시작해서, 지금까지 10판도 못해본 게임입니다. 하지만 인상이 강렬하게 남아서 그런지 순위가 상당히 높습니다.
  플레이어들은 투자자가 되어 유럽의 6개의 제국주의 국가, 영국,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헝가리), 이탈리아, 러시아의 국채[?]를 구입하여 국가을 마음대로 조종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내 나라는 없다." 라는 겁니다. 내 것은 오로지 구입한 국채와 현금 뿐.

  만일 내가 현재 독일을 조종하고 있고 독일이 강력한 군대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독일은 내가 잠시 이용하는 나라일 뿐, 절대 나와 운명을 같이하진 않습니다. 설사 독일이 다른 나라의 침공을 받아 무너지고, 무리하게 투자배당을 받아 국고가 텅텅 비더라도 투자자인 플레이어는 오히려 이득을 볼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투자자일 뿐이지, 국가 원수가 아니거든요. :) 정말 시대 반영이 잘 되어있는 게임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독특한[?] 시스템이 기존에 플레이했던 다른 게임들에서 느끼지 못한 재미를 느꼈습니다. 한편으로는 익숙하지 않은 게임 방식으로 처음에는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나 감을 잡기가 무척 어려웠죠.(그렇다고 지금은 완전히 감을 잡았다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한판 두판, 하면 할 수록 어떻게 하면 나에게 이득이 되는 지 배울 수 있는 게임입니다. 물론 센스가 좋은 사람들은 금방 감을 잡고 무섭게 치고 나오더군요. ^^;;
  2인플에서 6인플까지 할 수 있는 게임이지만, 개인적으로는 6인플이 가장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국가가 총 6개이지만, 좀 플레이를 하다보면 컨트롤할 수 있는 국가가 사라지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거든요.(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불리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컨트롤하지 못할 때가 좋은 경우도 많습니다!)
  이 게임에는 주사위가 없기 때문에, 운이라는 요소가 거의 없는(오직 처음에 자리 정하기뿐!) 전략적인 게임이라 전략게임 매니아들이 좋아할만한 게임입니다. 플레이 시간이 2~3시간 정도이지만, 전략게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적당한 플레이시간 아닌가요 :$ 플레이 시간이 길수록 승리했을 때의 쾌감이 더욱 강해지는 법이죠!


1. AoR(Age of Renaissance, 1996)
http://www.boardgamegeek.com/game/26

  어릴 적 새뱃돈을 받으면 문방구로 달려가 샀던, 부르마불이나 고지라 대소동같은 보드게임을 제외하고, 처음 해본 보드게임은 할리갈리였습니다. 그 때는 막연히 잼있네..라고 생각했지만, 2003년 겨울, 이 게임을 해보고 나서 보드게임의 진정한 매력을 느꼈습니다.
  AoR의 최대 매력은 심리, 외교, 전략, 심지어 운까지 전부 녹아있는 게임이라는 점입니다.
  플레이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심리전은 시작됩니다. 자신이 들고 있는 카드에 맞는 수도를 선택하기 위해 머리 싸매고 비딩(경매)를 합니다. 수도비딩이 끝나 토큰 비딩. 자신의 세력을 확장하는데 써야할 토큰을 구입하는 겁니다. 하지만 이 토큰에 따라 턴 오더(턴 오더는 굉장히 중요합니다.)가 정해지는데다가, 비딩 공개는 동시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다른 국가들의 비딩 역시 잘 추측해야 합니다.

  토큰 비딩이 끝나면 외교전의 시작입니다. 카드를 드로우하고 턴 오더대로 카드를 플레이 하는데, 카드 한 장 한 장의 영향력은 상당합니다. 따라서 상대방과 협상을 벌여 서로에게 좋은 카드를 한 장씩 사용한다거나, 나에게 날라올 수 있는 안좋은 카드를 다른 플레이어에게 돌리는 등 외교전을 펼칩니다.(외교가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죠!)
  카드 사용도 끝나면 기술 개발. 과학, 종교, 상업, 통신, 탐험 6개의 분류, 총 26개의 서로다른 기술이 있습니다. 어떤 전략으로 플레이를 하냐에 따라서 테크트리가 달라집니다. 기반기술이라 불리는 것들도 있지만, 그 것들을 싸그리 무시하고 한 테크만 달리는 전략도 있죠. 한정된 자금으로 어떤 기술을 어떻게 가느냐는 승패에 중요한 요소입니다.
  기술 개발마저 끝나면 확장. 토큰 비딩 때에 구입한 토큰을 가지고 빈 땅을 점령하거나 다른 세력이 이미 점령한 땅을 공격해서 뺏습니다. 하지만 땅을 뺏는 데엔 운이 필요한 법이죠. 주사위를 굴려서 성공하면(성공 확률은 턴 오더에 따라 사용한 카드에 따라 다릅니다.) 점령하지만, 실패하면 토큰만 버리는 격이니까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원 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땅을 점령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1등 견제 세계 평화를 위해 당장은 필요없는 적의 땅을 점령해야하는 경우도 빈번합니다. 마지막 확장 페이즈는 외교+전략+운이 모두 갖춰줘야 승리에 더욱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이 게임의 단점은 진입 장벽이 높다는 겁니다. 위에 플레이 순서를 나열해봤는데, 나열만 봐도 아시겠지만 한 턴(토큰 비딩 - 카드 사용 - 기술 개발 - 확장)이 상당히 깁니다. 3~6인플이 가능한데 3인플의 경우 11~14턴, 4인플은 10~11턴, 5인플은 8~9턴, 6인플은 6~7턴 정도 진행됩니다. 보통 플레이 시간이 4~5시간 정도인데, 초보자랑 같이 플레이하거나 협상(오랄 플레이라고 하죠)이 많아지면 30분~1시간 30분까지 길어질 수도 있습니다. 거기에 카드 종류도 상당히 많고, 반드시 숙지해야하는 기술이 26개! 물론 시트(sheet)에 설명이 잘 되어있긴 합니다만,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그 설명만 보고 무엇을 가야 하는 지 알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러한 단점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플레이하는 게임은 아닙니다. 하지만 저 같이 이 게임의 매력에 빠져 밤새도록 즐기는 매니아층이 꽤 있습니다. 제가 활동하는 학내 보드게임 동아리에서만 이 게임 플레이 판 수가 200판이 넘은 것 같습니다.(...)
  진정한 전략, 외교 게임 매니아라면 분명히 푹 빠지실 것이라고 감히 단언할 수 있는 게임입니다. 혹시 플레이 해보고 싶으신 분 있으면 리플 등으로 연락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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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飛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