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斷想의 咆哮2008.03.21 00:33

  2004년부터 몸담고 있는 동아리가 있습니다. Bacchus(바쿠스라고 읽습니다)라고 하는데 SNUCSE 시스템 관리자 모임입니다. 학교 숙제 서버 및 소프트웨어 실험실, 그리고 www.snucse.org 라는 과 커뮤니티를 관리하는 동아리입니다.

  동아리긴 하지만 봉사장학생 성격도 가지고 있는 터라 전공 진입생인 2학년부터 선발합니다. 선발도 그냥 하는 것이 아니라 꽤나 빡신[?] 면접을 봅니다. 일대다로 진행되고 30분 정도 면접을 보는데 지원 동기부터 시작해서 이런저런 질문을 많이 합니다. 전공 수업이 재미있냐부터 가입하면 가장 먼저 뭘하고 싶냐, 열심히 구를 자신이 있냐 등등 각오를 듣기도 하고 여가시간엔 뭘하면서 보내냐, 자신의 전성기는 언제라고 생각하느냐 등등의 개인적인 질문도 합니다.(지금 생각해보니 이런 질문이 기분이 나빴을지도 모르겠네요. -.-)

  내가 남을 면접하는 것뿐만 아니라 나도 남에게 면접 당한다는 걸 항상 잊지 말아야하는데 쉽지 않네요. 진지한 태도로 질문 하나하나 공을 들여서 하며 답변에 귀를 기울이고 어떻게 하면 이 사람에 대해 더 알 수 있을까하는 고민으로 가득차야하는데, 점점 사람이 많아지다보니 집중력도 흩어지고 피곤합니다. 회사에서 열심히 근무한 다음이라고 변명해보지만, 스스로 만족스럽진 않군요. ㅎ 뒤로 갈수록 질문도 건성건성에 대답도 잘 안들리고 엉망이었습니다. 미안할 따름이네요.

 잔뜩 긴장해서 앉아있는 지원자에게 긴장 풀라고 농담같은 질문도 건네지만, 나름 고민하고 던지는 질문도 있었답니다. 지원자에게도 질문을 하지만 나 자신에게도 질문을 하는 거였죠. 치열하게 스스로 고민했어야 했던 질문을 남에게 던져놓고 대답을 기다리면서, 야비하다는 생각도 잠깐 했어요. 지는 몇일을 고민했던 거면서 잔뜩 긴장한 상태에서 대답하라고 강요하다니. 하지만 미리 고민했었더라면 좀 더 자연스럽게 대답이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죠. 나름 만족스러운 대답을 했던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었고.. 이런 이야기하면 미안하지만 재미있었답니다.

 조금 피곤하긴 했지만, 스스로 얻은게 많았다고 생각해요. 신입생 특유의 어리버리함을 벗고 열정적으로 타오를 준비가 되어있는 2,3학년들을 보면서 몇 년 전 내 모습도 그려보고, 그들의 대답에서 깨닫는 것도 있고 "나도 열심히 살아야지"란 생각도 들게 하고.. 오랜만에 의욕을 충전한 느낌입니다.

 얼마나 갈 진 모르겠지만, 이 의욕을 잘 살려서 다시 움직여야겠어요. 이제 봄이잖아요!

Posted by 飛烏